☕️ 9월 8일. 브루클린의 지역 이커머스 실험

1. 친환경 에너지의 이면, 2. 킥보드의 회생, 3. 브루클린 이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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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밌는 해외 비즈 뉴스레터
오늘은 우선 전기차와 친환경 에너지 생산의 이면을 살펴보고요. 사업을 접어야 하는 위기까지 갔다가 회복을 하고 있는 전동 스쿠터 시장과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실행하는 지역 이커머스에 대한 이야기를 볼게요.

[에너지] #친환경에너지를만들기위해필요한것
1. 전기차 러시가 보여주지 않는 것들
테슬라로 인해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파르게 일고 있고,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원인 풍력과 태양광의 발전 단가는 화석 연료 대비해서도 점점 낮아지고 있죠. 하지만,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도 풍력과 태양광 설비도 모두 땅에서 파내는 광물 없이는 제조할 수 없는데요. 주요 광물에 대한 확보 경쟁이 심해지면 현재 광업 생산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이 함께 행해지지 않는다면 친환경 에너지가 진정 친환경 에너지일 수 없다면서요.

깨끗하게 하기 힘든 과정이에요.
니켈은 현재 문제가 많은데요
니켈은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이 생산(전체의 약 30%)되고 있고, 앞으로 10년간 니켈 생산의 증가분도 대부분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스테인리스 스틸에도 들어가는 이 니켈의 수요는 2030년까지 6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돼죠. 하지만, 현재 니켈을 포함하고 있는 철광석을 캐내고 추출하는 과정은 어마어마한 양의 물 사용과 철분 등으로 오염된 쓰레기를 양산하고 이를 바다에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런 상황은 니켈을 확보할 수 있는 통로가 많지 않은 업체들의 고민을 키우고 있는데요. 일론 머스크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니켈을 친환경적이면서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기업과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새로운 공급선 발굴에 나선 상황이죠.

코발트는 계속 문제였고요
현재 전 세계 코발트의 70% 이상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생산되고 있는데요. 무분별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동 노동 착취, 체계적이지 않은 생산 과정으로 인한 사고 등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기로 악명이 높아요. 하지만, 이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지 않은데요.* 테슬라를 비롯한 폭스바겐, BMW, 포드 등 전기차 생산 업체들은 이제 다른 지역에서 코발트 매장 지역을 현재 적극적으로 찾고 있는 상황이에요.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전기차 배터리 개발도 현재 진행되고 있지만, 적어도 향후 몇 년간은 필수적으로 필요한 원료이죠.
* 세계적인 자원 업체인 글렌코어(Glencore)는 최근 콩고에서 생산된 코발트에 대한 불매 운동이 일어날 분위기가 일자, 중국의 가장 큰 코발트 정제 기업인 화위 코발트(Huayou Cobalt) 등과 함께 공정한 코발트 동맹(Fair Cobalt Alliance)을 만들었어요. 아동 노동 금지 및 소규모 광산에서의 위험한 채굴 작업을 중단하고 작업 환경 개선에 나서기로 했죠.

구리는 더 많이 계속 필요해요
구리는 전기차와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전기전선 산업 전반에서 많이 사용되는 원재료에요. 풍력과 태양광 설비 제조의 필수적인 재료 중 하나이고요. 전기차에는 내연기관 차량 대비 2배 이상의 구리가 들어가요. 그래도 구리는 그간 상대적으로 확보가 용이한 금속이었는데요. 칠레, 페루,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와 호주 등 핵심 생산지에서 최근 몇 년간 신규 개발을 위한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어요앞으로도 예상되는 수요를 고려하면 대규모 추가 개발이 전제된 생산 증대가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죠.

그래서 또 다른 해결책이 필요하죠
전기차와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 광산 개발의 확대도 그만큼 이루어져야 해요. 현재 세계은행은 앞으로 30년에 걸쳐 이들 필수 광물에 대한 수요가 500% 이상 증가하리라 예상하는데요. 전 세계에 걸쳐 6만 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광산 개발의 확대는 환경 오염과 함께 주변 지역의 생물 다양성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결국, 화석 연료를 덜 추출하고 덜 써서 대기 오염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의 진보가 다른 방식으로 환경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인데요. 필수 원료 확보를 위한 노력이 기후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행해지고 있는 노력을 지우는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되겠죠. 이를 위해서 이제는 제품의 생산자들이 원재료 확보 과정에서부터 이런 문제를 마주하고 공급자들과 공급 시스템을 협력해 짜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요. 이는 테슬라가 공개적으로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생산을 하겠다는 업체를 수소문하고 나선 이유이기도 할 테고요.
☕️ 한편, 이런 스타트업도 있어요
코볼드 메탈스(Kobold Metals)는 코발트를 비롯한 광물 자원의 지도를 데이터 애널리틱스를 바탕으로 그려 효율적으로 광물 매장 지역을 찾는 알고리듬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인데요.* 이들의 목적은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광물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죠. 빌 게이츠가 세운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를 비롯 안드레센 호로위츠, 레이 달리오, 마이클 블룸버그로부터 투자를 받았어요. 
* 관련 내용은 지난 7월 10일의 커피팟 중 3. 빌 게이츠가 투자한 보물 찾도 참고해 주세요.

참고로 브레이크스루 에너지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나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설립한 펀드에요. 빌 게이츠와 함께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마크 저커버그, 조지 소로스, 잭 마 등이 함께 참여했어요.

[모빌리티] #마이크로모빌리티
2. 되살아나는 전동 스쿠터 붐?
요즘 주변에 전동 킥보드가 많이 보이지 않나요? 팬데믹이 확산하면서 존재 자체가 위협받았던 전동 스쿠터(킥보드, 자전거 등 포함) 업계가 전 세계적으로도 슬슬 살아나고 있어요. 하지만, 이들의 사업성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가 큰데요. 전동 스쿠터를 비롯한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저는 주변에 빔이 많아서 빔을 타고 다녔어요.
킥보드 타기 좋은 계절이었죠?
한국에서도 많이 보이는 미국의 라임(Lime)*은 전동 스쿠터 붐을 이끈 스타트업이죠. 이들은 팬데믹 이전까지만해도 세계 30개국에서 12만 대가 넘는 스쿠터를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팬데믹은 순식간에 몇 개월간 이들의 운영을 멈춰서게 하다시피 했어요. 지금은 다행히 대부분의 시장에서 일단 정상적인 운영을 다시 시작했다고 해요. 라임과 함께 크게 성장했던 버드(Bird)와 포드의 자회사인 스핀(Spin)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주요 운영 도시에서 수요가 되살아났다고 하고요.

물론, 아직 전체적인 수요는 작년 대비 60~70%만 하락한 상황이지만, 일부 주요 도시에서는 지난해 대비 오히려 사용 횟수가 늘어나기도 했어요. 미국과 유럽에서는 U자 모양의 회복이 예상된다는 맥킨지의 리포트도 전동 스쿠터 시장의 성장에 힘을 실어 주고 있고요. 
* 미국에서는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대한 붐이 일 당시 구글벤처스와 우버 등으로 부터 무려 7억 7700만 달러(약 9230억 원)의 투자를 받고 2019년 초까지만 해도 유니콘 기준을 한참 뛰어넘는 24억 달러(약 2조 8510억 원)의 기업 가치 평가를 받았죠.

결국 버티는 자가 강한 자?
라임은 생존을 위해 우버를 비롯한 기존 투자자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으면서 우버의 전동 스쿠터 자회사인 점프(Jump)까지 인수했는데요. 앞으로도 시장별로 우후죽순 생겨났던 전동 스쿠터 회사 간의 인수합병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시장 진입 장벽이 낮기에 수많은 회사가 진입을 했는데, 이번 팬데믹으로 수요가 거의 '0'으로 수렴했던 기간 중 비용을 줄이고 운영을 효율화하며 버티고 견뎌낸 회사들에는 그토록 바라던 성장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죠.

전동 스쿠터 스타트업들은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대한 투자 붐이 일기 시작한 2017년부터 성장에만 초점을 둔 채 커왔는데요. 팬데믹이 찾아온 지난 6개월이 조금 넘은 기간은 결과적으로 이들의 내구성을 시험하는 기간이 되었어요.

하나의 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을까요?
전동 스쿠터는 본래 짧은 거리의 이동에 자가용 사용 혹은 대중교통 이용을 줄일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졌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일반 고객들이 전동 킥보드나 자전거를 사용해 더 긴 거리를 이동하고 있다는 통계와 분석도 나왔다고 해요. 또, 최근 파리와 시애틀 등 유럽과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는 수십 킬로미터의 차도를 없애고 자전거를 비롯한 전동 스쿠터 전용 도로로 전환한다는 발표도 장기적으로 좋은 소식이에요. 이들이 앞으로 각국에서 제기되고 있는 안전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제시하고 제도 정비에 참여한다면 수요 증대를 위한 더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을 테고요.

☕️ 하지만, 안전 문제는 계속 나오고 있어요
전 세계 각지에서 전동 스쿠터 사고는 지속해서 일어나고 있어 큰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한대요. 라임과 버드는 수십 명의 원고로부터 전동 스쿠터를 제대로 정비하고 관리하지 못해 사고가 일어났다는 소송이 이어지는 상황이에요. 전동 스쿠터의 안전 문제는 그동안 계속 제기된 사항인데요.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서는 전동 스쿠터가 친환경적이고 편리한 이동 수단을 넘어서 안전한 이동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해요.

[이커머스] #참고하면좋을이야기
3. 브루클린의 지역 이커머스 실험
미국에서는 특히나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판매 기반이 없던 작은 동네 가게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는데요. 뉴욕시의 브루클린에서는 동네 가게들만을 모아 동네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그 지역만의 이커머스 플랫폼이 만들어져, 지역을 기반으로 한 이커머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플랫폼의 이름은 씬치 마켓(Cinch Market)이에요.

이런 전단지도 곳곳에 붙이고 뿌린대요. ⓒ cinchMarket.nyc
거인이 더 거인이 되는 동안
팬데믹 와중에 미국의 2분기 이커머스 비중은 작년 10.8%에서 올해 16.1%까지 커졌다고 하는데요. 증가분의 대부분은 특히 아마존 그리고 월마트와 같은 대형 사업자가 차지했다고 예상돼요. 실제로 이들은 팬데믹 와중에도 매출과 수익이 크게 성장을 했죠. 길었던 셧다운과 아직도 확산하는 팬데믹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동네 가게들을 힘들게 했지만, 거인은 더 큰 거인으로 만들어주는 결과를 낳은 것이에요.

쇼피파이를 통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고, 아마존의 마켓 플레이스에 올라가 셀러가 된다고 하더라도 수백만의 경쟁자를 마주해야 하는 소상공인들이 이번 팬데믹을 온전히 견뎌내기는 힘든 상황이고요.

아마존과 맞서자는 플랫폼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씬치 마켓은 지역 가게와 주민들을 위한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를 자처했어요. 불과 3개월 전에 지역 주민인 창업가 마야 코메로프(Maya Komerov)가 무려 아마존에 맞서는 기치를 내세우며 론칭했는데요. 현재 플랫폼에는 식료품점, 잡화점, 와인숍, 스포츠숍 등 브루클린 지역에서 장사를 하는 가게들의 상품 2만 개가 등록되어 판매되고 있어요. 

각 가게로부터 플랫폼 등록 비용은 받지 않고, 주문당 매출의 최대 9%까지를 수수료로 받고 있죠. 배송 시스템도 기존의 쇼핑 대행 및 배달과 비슷한 시스템을 응용해 활용하는데요. 몇 군데의 가게에서 동시 주문하고 한 번에 배달받을 수 있어요. 당일 배송을 기본으로 하며 플랫폼의 배달 스태프가 각 가게에서 준비한 물품을 픽업해 진행해요.

의미 있는 움직임, 그 이후는?
이들은 정확한 숫자는 밝히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수천 건의 주문을 처리했다고 밝혔어요. 다음 달에는 등록 셀러 수와 물품 재고량도 현재의 2배로 증가할 예정이에요. 주민들의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점점 더 많은 가게들과 고객들이 플랫폼에 올라오고 있는 것이죠. 

어찌보면 지역의 재고를 지역에서 소비하게끔 하는 이들의 사업 모델은 현재 아마존이 풀필먼트 센터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소형 창고 혹은 상가 자리를 임대해 배송 센터를 운영하는 전략과 맞닿아 있어요. 앞으로 다듬어야 할 사업 요소는 많겠지만 이들은 지역 이커머스의 한 가지 방향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고요. 플랫폼을 세운 마야 코메로프는 이 모델이 다른 지역으로도 퍼져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는데요. 쉽지는 않겠지만 지속하는 의미 있는 모델이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한편 아마존은요
아마존 배송의 핵심인 풀필먼트 센터를 늘려가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별 소규모 배송 센터(딜리버리 센터)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어요. 지난 3월 대비 71%가 증가해 현재 총 278개 센터가 운영 중이에요. 주로 도심과 가까운 지역에 위치한 이 센터들은 45분 내의 지역 배송을 담당하고, 미국 우정청(USPS)이나 UPS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필요를 없애주겠죠. 팬데믹은 아마존이 자체 배송망을 더 촘촘하게 가다듬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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